2000년-2018년 사회발전에 관한 흥미로운 수치를 담은 ILO의 최근 보고서
미하헬 프뢰브스팅,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동맹(RCIT) 국제서기, 2020년 2월 25일, www.thecommunists.net
ILO(국제노동기구)가 최근 발표한 <세계 고용현황 및 사회전망: 2020년 동향>은 국제 노동자계급의 구성 변화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자료들을 싣고 있다.[1]
우리가 항상 강조해왔듯이, 글로벌 자본주의 생산의 초점은 ㅡ 그리고 그에 따라 세계 프롤레타리아트의 초점도 ㅡ 지난 반세기 동안 기존 제국주의 중심부 (즉, 북미, 서유럽, 일본)에서 중국과 같은 새로운 제국주의 열강과 남반구의 반(半)식민지 나라들로 이동했다. RCIT의 여러 책자와 팸플릿에서 상세히 설명했듯이, 이 과정은 최근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로서 혁명 전략에 중요한 결과를 미친다. 이러한 변화는 국제 노동자 조직들의 정치에,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새로운 혁명적 세계당 건설에 반영되어야 한다. 즉 세계당 건설은 그 초점을 서유럽과 북미가 아니라 그 이외의 지역 ㅡ 말하자면 남반구와 새로운 제국주의 국가들 ㅡ 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2]
여기서는 이러한 분석이 당 건설 작업에서 맑스주의자들에게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해 반복해서 설명하지는 않을 것이며, 단지 가장 최근의 추이를 정리하고 그 추이의 가장 중요한 특징을 집중해서 살펴보는 것으로 국한할 것이다.
그 전에 간단하게나마 설명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은 ILO 통계의 한계다. 새삼 언급할 필요도 없이, 세계 노동인력에 관한 ILO 연구들은 계급·계층 일반에 대한, 그리고 특수하게는 노동자계급에 대한 맑스주의적 정의에 기초하고 있지 않다. 그 때문에 이 연구들은 그냥 다음과 같은 식의 구분법을 취한다. "고용주(employers)", "임금·봉급 피고용자(wage and salaried employees)", "자영노동자(own-account workers)", "무급가족종사자(contributing family workers)". 여기서 우리는 이들 범주를 맑스주의적 계급 범주에 대한 근사치로 사용해야 함과 동시에 여기에는 중요한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아주 대략적으로, “고용주”는 모든 유형의 자본가들 (중·소 자본가와 대자본가)로, "임금·봉급 피고용자"는 노동자계급으로, “자영노동자”와 “무급가족종사자”는 농민과 도시 소부르주아지로 각각 등치해볼 수 있다.
그러면 맑스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이 부르주아적 범주들의 가장 중요한 한계는 무엇인가?
첫째, “임금·봉급 피고용자” 범주는 노동자만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임금 소득자의 소수는 노동자계급의 일부가 아니라 봉급 받는 중간층 (관리감독자, 경찰, 하급 관리자 등)에 속한다.[3] 우리가 폭넓은 분석을 통해 추산한 바에 의하면, 제국주의 나라들에서 임금 소득자 ㅡ 전체 근로 주민의 90%를 점하는 ㅡ 는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약 2/3가 노동자계급이고, 1/3이 중간층이다.[4] 보다 가난한 나라들에서는 중간 계급의 규모가 훨씬 작다.
둘째, 보다 가난한 나라들의 프롤레타리아트는 공식 ILO 통계 수치가 시사하는 것보다 그 규모가 더 크다. 이들 나라에서는 비공식 부문이 큰 탓으로 상당 비율의 노동자들이 공식적으로 임금노동자가 아니라 자영업자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들은 노동자계급의 일부다.[5]
이러한 필요한 정정을 거치고 나면, 실제로 반식민지 나라들 및 신흥 제국주의 나라들 쪽으로 프롤레타리아트의 중심 이동은 공식 통계가 가리키는 것보다 훨씬 더 두드러진다. 이 문제에 관한 다른 글들에서 우리가 보여주었듯이, 국제 노동자계급의 약 3/4이 북미, 서유럽, 일본 등 기존 제국주의 나라들 외부에 포진해 있다.
ILO와 그 밖의 국제 부르주아 기관들이 사용하는 문제 많은 범주들이 또 있다. 세계경제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들에서 부르주아 분석가들은 나라들을 국민소득 별로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저소득국(Low-Income Countries)”, “하위중소득국(Lower-Middle-Income Countries)”, “상위중소득국(Upper-Middle-Income Countries)”, “고소득국(High-Income Countries)". 이러한 범주들은 이들 나라의 계급적 성격을 무시한다.(즉 제국주의 나라냐, 반식민지 나라냐에 관계없이).[6]
대체로 “고소득국” 범주는 제국주의 나라들과 등치되지만, 다른 범주들은 산업화한 자본주의 반식민지들과 함께 보다 덜 발달한 자본주의 반식민지 나라들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아래의 표 2에서 보듯이, ILO는 다수의 발달한, 산업화한 반식민지들 (예를 들어 아일랜드, 포르투갈, 일부 동유럽국들 및 아랍국들)을 “고소득국” 범주에 포함시킨 반면, 중국 ㅡ 제국주의 강대국이자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도전자 ㅡ 은 “상위중소득국”에 포함시켰다.
이런 것들이 ILO 분석의 가장 큰 한계들이다. 그럼에도 이들 수치는 세계 프롤레타리아트 구성의 발전 ·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맑스주의적 분석에 유용하다.
이제, 우리가 아래 표 1에서 제시하고 있는 ILO 수치의 가장 중요한 결론을 정리해보자.
1) "프롤레타리아트의 종언"을 선언하는 각종 소부르주아 지식인들과 관계없이 노동자계급은 전 세계적 차원에서 계속 증대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실제로 세계 노동인력 중 “임금·봉급 피고용자”의 비중이 45.7% (2000년)에서 52.0% (2018년)로 증가해 처음으로 세계 노동인력의 다수자를 이루고 있다. 절대 수치에서 이것은 30억 3530만 명의 세계 노동인력 중 17억 1880만 명이 임금노동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2) 2000~2018년 사이에“고소득국”에서 (그리고 “저소득국”에서도) 노동력 중 “임금·봉급 피고용자”의 비중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보다 발달한 반식민지 나라들과 중국은 이 기간에 급격한 증가를 경험했다. “하위중소득국”에서 노동자계급의 비중은 26.2%에서 34.5%로, “상위중소득국”에서는 47.7%에서 59.2%로 증가했다.
3) 지역별로 보면 몇 가지 흥미로운 특징이 눈에 들어온다. 지난 20년간 노동자계급의 가장 극적인 증가는 동아시아와 남동아시아에서 일어났다. 여기서 노동자계급의 비중은 각각 43.4%에서 56.6%로, 36.4%에서 51.6%로 증가했다.
4)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은 전통적으로 프롤레타리아트의 비중이 큰 지역이다. 이는 이들 지역 나라들이 반식민지이면서도 남반구의 다른 대부분의 나라들보다 일찍 식민 열강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하는 데 성공하면서 상대적으로 오랜 산업화 과정을 경험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그러나 “임금·봉급 피고용자”의 비중 증가율은 60.0% (2000년)에서 63.1% (2018년)로 비교적 미미한 수준이다.
5) 중동 (북아프리카, 아랍 국가들, 서아시아 등의 지역군을 포함하는)은 지난 20년간 노동자계급의 급격한 증가를 경험했다. 오늘날, 중동은 노동자 비율이 (동유럽을 빼고) 가장 높은 반식민지 지역이다. 2018년 이 지역에서 “임금·봉급 피고용자”의 비율은 81.2%(아랍 국가들), 64.2%(서아시아), 63.9%(북아프리카)다. 이러한 사회적·경제적 변화는 이 지역이 2011년 이래 가장 혁명적인 계급투쟁을 경험한 지역이라는 사실에 중요한 배경을 이루고 있다.
6) 과거에 우리가 강조했듯이, 아시아는 국제 노동자계급의 초점이 되었다. 전 세계 노동자계급의 반 이상 (8억 6270만 명)이 동아시아와 남동아시아, 남아시아에 거주하고 있다. 여기에 서아시아를 더하면 9억 1090만 명까지 된다.
RCIT는 남반구와 중국 등의 신흥 제국주의 나라들 (즉 서유럽 , 북미, 일본 등 기존 제국주의 국가들 외부의 지역 및 나라들)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혁명가들에게 중요하다고 보아 왔다. 이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것으로 이 글을 맺고자 한다. 남반구 프롤레타리아트의 거대한 비중은 그들이 국제 노동자 조직들에 대대적으로 참가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들 조직에서 리더십을 떠안는 것으로도 반영되어야 한다. 그리고 남반구 노동자계급에게 특별한 중요성을 가지는 문제들 ㅡ 그들에 대한 초과착취,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민족해방투쟁들 등등 ㅡ 이 조직들의 선전 및 실천 사업에서 중심적인 지위를 점해야 한다.[7]
표 1. 세계 프롤레타리아트의 지역별 구성, 2000년과 2018년 [8]
임금·봉급피고용자 자영노동자 무급가족종사자 고용 임금노동자
2000년 2018년 2000 2018 2000 2018 2018 2018
세계 45.7% 52.0 35.1 34.1 16.4 10.7 33억530만 명 17억1880만
저소득국 15.8 18.8 50.5 50.9 32.2 28.6 3억20만 5640만
하위중소득국 26.2 34.5 52.2 49.5 19.6 13.3 11억4210만 3억9400만
상위중소득국 47.7 59.2 31.3 28.3 18.0 9.2 12억6710만 7억5010만
고소득국 84.4 87.2 9.6 8.6 2.1 0.9 5억959만 5억1960만
북아프리카 57.0 63.9 18.1 19.4 15.1 9.8 6570만 4200만
아랍 국가들 73.2 81.2 16.6 12.7 5.8 2.6 5270만 4280만
사하라 이남 19.6 22.6 50.8 51.4 27.4 23.4 3억8560만 8710만
아프리카
카리브 지역 60.0 63.1 28.4 28.3 7.2 4.3 2억8900만 1억8240만
동아시아 43.4 56.6 32.9 29.3 21.1 11.2 8억9120만 5억440만
남동아시아 36.4 51.6 38.9 32.3 22.1 12.9 3억3680만 1억7380만
&태평양
남아시아 20.3 26.5 59.5 57.7 19.2 13.9 6억9610만 1억8450만
서아시아 51.5 64.2 29.1 23.3 15.6 8.8 7150만 4820만
북·남·서 유럽 83.3 84.8 9.9 10.0 2.0 0.9 2억350만 1억7260만
동유럽 83.9 88.1 12.0 8.9 2.6 1.1 1억3600만 1억1980만
북중미 91.6 92.8 3.3 2.7 5.0 4.4 1억7710만 1억6430만
표2. 고소득국 상위중소득국 하위중소득국 저소득국 [* 내용은 위 첨부파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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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LO: World Employment Social Outlook, Trends 2019, Geneva 2019
[2] 세계 프롤레타리아트의 구성 변화 및 그에 따른 혁명 전략에 미치는 결과들에 대한 RCIT의 분석을 가장 포괄적으로 설명해놓은 것으로는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The Great Robbery of the South. Continuity and Changes in the Super-Exploitation of the Semi-Colonial World by Monopoly Capital Consequences for the Marxist Theory of Imperialism, 2013, http://www.great-robbery-of-the-south.net/ 또 chapter III in Michael Pröbsting: Marxism and the United Front Tactic Today. The Struggle for Proletarian Hegemony in the Liberation Movement in Semi-Colonial and Imperialist Countries in the present Period, RCIT Books, Vienna 2016,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bookunited-front/.
[3] CWI(노동자 인터내셔널 위원회)와 IMT(국제맑스주의경향), 그리고 모레노 파의 수정주의 이론들과는 대조적으로, 맑스주의자들은 경찰 같은 억압적 국가기구의 구성원들을 노동자계급의 일부로 간주하지 않는다. 트로츠키는 이 문제에 대해 매우 분명했다. “경찰이 애초에 사회민주주의 노동자들 속에서 대거 충원되었다는 사실은 절대적으로 무의미하다. 이 경우에서도 의식은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 자본가 국가에 봉사하는 경찰관이 된 노동자는 부르주아 경찰이지 노동자가 아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이들 경찰관은 나치 학생들보다 혁명적 노동자들과 싸우느라 훨씬 더 많은 훈련을 해야 했다. 이러한 훈련은 그 효과를 남기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부는 바뀌어도 경찰은 그대로라는 것을 경찰관들은 다 안다.” (Leon Trotsky: What Next? Vital Questions for the German Proletariat, January 1932, http://marxists.architexturez.net/archive/trotsky/germany/1932-ger/next01.htm#s1)
[4] Markus Lehner: Arbeiterklasse und Revolution. Thesen zum marxistischen Klassenbegriff, in: Revolutionärer Marxismus Nr. 28 (1999)
[5]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Jauch, Herbert: Globalisation and Labour, Labour Resource and Research Institute (LaRRI), Prepared for the Regional Labour Symposium, Windhoek, 6.12.2005, p. 8
[6] 이 문제들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로는 다음의 RCIT 책자들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위에서 언급한 The Great Robbery of the South 이외에): Anti-Imperialism in the Age of Great Power Rivalry. The Factors behind the Accelerating Rivalry between the U.S., China, Russia, EU and Japan. A Critique of the Left’s Analysis and an Outline of the Marxist Perspective, RCIT Books, January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anti-imperialism-in-the-age-of-great-power-rivalry/; Greece: A Modern Semi-Colony. The Contradictory Development of Greek Capitalism, Its Failed Attempts to Become a Minor Imperialist Power, and Its Present Situation as an Advanced Semi-Colonial Country with Some Specific Features, RCIT Books, Vienna 2015,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greece-semi-colony/.
[7]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Revolutionary Communist International Tendency (RCIT): The Revolutionary Communist Manifesto, published in 2012, pp. 28-30; online on the RCIT website at www.thecommunists.net/rcit-manifesto
[8] ILO: World Employment Social Outlook, Trends 2019, Geneva 2019, pp. 84-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