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자신감에 찬 한 제국주의 대국
세계질서의 주연으로서의 중국의 자기 이미지 (노트)
미하엘 프뢰브스팅,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RCIT) 국제서기, 2019년 12월 13일, www.thecommunists.net
우리는 제국주의 강대국들 ㅡ 미국, 중국, 러시아, EU, 일본 ㅡ 간 패권쟁투 가속화가 현 역사적 시기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라고 지적해왔다. 오랜 패권국인 미국이 명백히 쇠퇴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도전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이 특징은 특히 생생하게 표현되고 있다.[1]
백악관의 반동 얼간이에 대한 탄핵심문으로 상징되고 있는 첨예한 국내 문제로 미국의 지배계급이 어떻게 마비되고 있는지 우리는 지금 보고 있다. 이 나라는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히스테릭하게 외치지만 실생활에서는 (멕시코와의) 자국 국경에서 벽 하나 쌓느라고 몸부림치는 나라다.
반면 중국은 완전히 다른 입지에 있다. 급속한 경제성장기를 경험했고, 그 결과 세계정치는 물론 세계경제에서도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었다. 이른바 일대일로(一帶一路)와 차관공여를 비롯한 그 밖의 수단들을 매개로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2]
역사상 이런 시기는 전에도 있었다. 사람들은 5세기의 로마제국 쇠퇴기를 떠올린다. 정신 지체 황제들이 점점 쪼그라드는 영토를 지배하는 가운데 한 쪽에서는 새롭게 훈족, 서고트족, 반달족 같은 신흥 열강이 세력을 결집하여 자칭 “세계의 중심”을 뒤엎어버린 시기 말이다. 또 다른 예로는 15세기에 오스만 제국이 후기 비잔틴 제국에 도전하여 마침내 멸망시킨 사례가 있는가 하면, 좀 더 최근 비유를 들자면 20세기 초 대영제국에 대한 독일과 미국의 도전이 그것이다.
이와 같이 현 세계정세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이 제국주의 간 패권쟁투를 못 본 체 하고 중국 정권의 노동자·농민, 무슬림 위구르족, 홍콩 민중항쟁에 대한 잔혹한 탄압을 위선적, 냉소적으로 정당화하고 있는 스탈린주의자들과 볼리바르주의자들은 중국을 진보적 또는 사회주의적 강국으로 칭송한다. 각종 자칭 트로츠키주의자들은 이 굴기한 대국을 제국주의 국가로 인정하길 끝까지 거부하느라 여전히 중국을 반식민지로 보고 싶어 하거나, 또는 “아 제국주의”일 뿐이라고 ‘폄하’하려고 한다.[3]
여기서, 베이징의 스탈린주의-자본가 정권의 주요 이데올로그들이 자기 나라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관찰하는 것은 흥미 있을 것이다. 집권 중국“공산”당 중앙기관지 인민일보의 국제 영자판 글로벌타임스 (환구시보)는 최근에 신흥 대국의 엄청난 자신감을 반영하는 논설을 발표했다. “중국이 새로운 아시아 질서를, ‘아시아의 세기’를 이끌 것”이라는 제목의 이 논설은 쇠퇴하는 서방을 떠오르는 아시아 파워와 비교한다.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면 유럽은 당시 뒤떨어진 아시아를 문명의 반대로 여겼다. 그러나 21세기에 영국의 쇠퇴는 반사적으로 아시아의 굴기를 비추는 것 같다. 아시아가 부상함에 따라, 글로벌 부와 권력이 아시아 대륙으로 이전하는 데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3월 “아시아의 세기가 시작될 예정이다”라는 제목의 논설을 낸 바 있는데, 이 글은 세계 30대 도시 중 21곳이 아시아에 있으며 내년인 2020년에는 아시아 경제가 세계 나머지 지역 경제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실로 아시아가 강력한 경제성장 모멘텀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지금 동쪽을 바라보고 있다."[4]
그리고 환구시보는 결론짓기를,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빠르게 떠오르는 나라”인 중국과 함께 “진정한 ‘아시아의 세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나라들은 역사적 기회를 붙잡아, 그들 자신의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아시아 나라들이 세계에서 더 큰 발언권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아시아 나라들이 서방을 뒤따라가기를 멈출 때 진정한 ‘아시아의 세기’가 시작될 것이다. 중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빠르게 굴기하는 나라다.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서 중국은 앞으로 새로운 아시아 질서를 구축하고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는 중국 지도부가 제국주의 세계질서를 재편함에 있어 자신의 커져가는 파워와 기회를 충분히 의식하고 있음을 본다. 스탈린주의자들과 중도주의자들은 이것을 무시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중국은 매우 자신감에 찬 제국주의 강대국이 되었다!
오는 시기에 우리는 제국주의 간 패권쟁투의 가속화가 불가피하게 더 많은 제재와 무역전쟁, 외교 분쟁, 군국주의적 무력 과시를 가져올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세계지배를 위한 투쟁이 3차 세계대전의 위험을 불러올 것이다. 다시 또 "사회주의냐 야만이냐" (로자 룩셈부르크)의 선택을 제기한다.
이러한 시기에 맑스주의자들이 세계정세에 대한 명확한 분석을 갖고서 전략·전술에 필요한 결론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이것은 동·서의 모든 강대국들에 대항하는 혁명적 패전주의 프로그램을 위해 싸우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이 또는 저 강대국에게 직간접적 지지를 보내는 노동자운동 내 모든 사회제국주의 세력에 대해 비타협적으로 반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5] 그리고 무엇보다도 현 시기 혁명적 과제들에 대한 행동강령의 기초 위에서 전 세계의 진정한 맑스주의자들이 단일 국제조직으로 통일 단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 * * *
[1] RCIT는 이 문제에 관해 많은 문서들을 발표했다. 예를 들어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Anti-Imperialism in the Age of Great Power Rivalry. The Factors behind the Accelerating Rivalry between the U.S., China, Russia, EU and Japan. A Critique of the Left’s Analysis and an Outline of the Marxist Perspective, RCIT Books, January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anti-imperialism-in-the-age-of-great-power-rivalry/
[2] 중국의 자본주의와 새로운 제국주의 강대국으로의 부상을 상세히 분석한 우리의 문서들이 다음 웹사이트의 특별 섹션에 실려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china-russia-as-imperialist-powers/. 모든 발행물을 온라인에서, 또는 다음 링크들에서 무료로 다운 받아 읽을 수 있다. 특히 다음을 독자들에 권한다. Michael Pröbsting: China‘s transformation into an imperialist power. A study of the economic, political and military aspects of China as a Great Power, in: Revolutionary Communism No. 4 (2012), http://www.thecommunists.net/publications/revcom-number-4
[3] 이러한 견해들에 대한 비판으로는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Anti-Imperialism in the Age of Great Power Rivalry.
[4] Li Qingqing: China will lead new Asian order, ‘Asian century’, Global Times, 2019/12/12 https://www.globaltimes.cn/content/1173323.shtml
[5] 이에 대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강대국 패권쟁투에 관한 새 책 이외에 다음을 보라. RCIT: Theses on Revolutionary Defeatism in Imperialist States. Resolution of the International Executive Committee of the Revolutionary Communist International Tendency (RCIT), 8 September 2018,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theses-on-revolutionary-defeatism-in-imperialist-states/
[6] 이에 대해서는 RCIT 강령 Manifesto for Revolutionary Liberation (2016)을 보라. https://www.thecommunists.net/rcit-program-2016/;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 강령 2016: 쇠퇴하는 자본주의에 맞선 해방투쟁의 임무]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rcit-manifesto-2016-korean/ 또 다음도 보라. Six Points for a Platform of Revolutionary Unity Today. A Proposal from the Revolutionary Communist International Tendency (RCIT), February 2018, https://www.thecommunists.net/rcit/6-points-for-a-platform-of-revolutionary-unity-today/ [현 시기 혁명가연합 6대 정강]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6-points-for-revolutionary-unit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