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무장시키고 훈련시켰다”?
Myanmar: How do NL-ists deny the self-arming of the oppressed class?
US imperialism armed and trained the protesters?
Article of the RCIT South Korea, 14 March 2021
민족자주파가 한 음모론 블로거의 입을 빌려 미얀마 민중항쟁에 대한 중상비방을 이어가고 있다. 시위 민중들이 미국의 자금 지원으로 무장을 했다는 것이다. “태국 방콕에 거주하는 지정학 연구자”로 소개하고 있는 Tony Cartalucci라는 필명의 이 블로거는, 2014년 태국에서 군사쿠데타에 반대하여 시위에 나선 노동자 민중들에 대해서도 “미국의 자금을 받는 폭도들”이라고 비방한 바 있다. 물론, 시위자들이 미국의 자금 지원을 받았다거나 사주 받았음을 입증하는 증거라곤 아무 것도 제시하지 않았다. (https://landdestroyer.blogspot.com/.../the-complete-guide...)
자주파의 악선전 기구 ‘4.27시대 연구원’은 이 블로거의 영상을 “정론 기사”라고 소개하며 시위 민중의 무장을 “몇 십 년을 두고 미국 정부의 지원 아래 준비된 것”이라고 음모론을 제기했다.
“반대파는 무장을 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현재 미얀마 사태를 놓고 보도하는 행태가 2011년과 똑같다. 반대파가 무장을 했는데 이들이 무기를 어디서 어떻게 구했나? 이들의 무장은 하루 아침에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 정부의 지원 아래 현 군사정부를 비난 선전하면서 몇 십 년을 두고 준비된 것이다. 2011년 리비아와 시리아에서 이렇게 했고 오늘 미얀마에서 하고 있다.”
“그들의 무기는 새총과 임시적인 방패, 그리고 화염병 밖에 없다고 하지만 미국에서도 길에서 시위자들이 화염병을 던지면 미국의 경찰은 그들을 향해 당연히 총을 쏠 것이다.”
“그런데 이제 그들은 진짜 무기를 가지고 사용법도 배우고 훈련을 하였다. 미국의 지원으로 된 것이다.” (https://www.427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78)
역시 아무 증거 제시도 없다. 십 년 전 아랍 민중봉기를 “서방의 사주를 받은 색깔혁명”으로 몰아갈 때는 조작된 자료나 독재권력 지지자들의 일방적 증언이라도 “증거”라며 제시했지만, 여기서는 그 조차도 없다.
이 같은 중상비방에 대해서는 길게 언급할 가치도 없지만, 민중의 자주적 무장을 바라보는 민족자주파의 관점과 사상이 어떻게 지배계급의 그것과 똑 닮아 있는지에 대해서는 잠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 중상모략가들은 민중들이 무기를 어디서 어떻게 구해서 무장을 했느냐고 따져묻는다. ‘외부 세력’의 사주와 조종에 의한 장기간의 준비 없이 시위자들이 무기가 어디서 나서 무장을 하고 사용법도 배울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시위자들이 군경과의 가두투쟁, 바리케이드 시가전 속에서 군경을 몰아내는 가운데 군 장비를 확보하여 사용하거나, 나아가 무장의 필요성을 자각하여 조직적으로 무기고를 탈취하고 자주적 무장을 이룰 가능성은 아예 배제하고 있는 것이다. 이 음모론 블로거는 광주 민중항쟁에 대해서도 똑같이 따져 물었을 것이다. 무기를 어디서 어떻게 구했나? 누구한테 사용법도 배우고 훈련도 받은 것인가?
민족자주파 중상모략가들은 모든 지배계급들이 그러듯이 피억압계급이 자주적으로 무장할 수 있는 능력을 부정하며, 동시에 혁명적 계급투쟁의 최소강령인 ‘인민무장’과 ‘민병’ 요구를 거부한다. 이와 같이 피억압계급의 자주적 무장에 대한 민족자주파의 관점과 사상은 이들의 주체사상 일반이 그렇듯이 철두철미 지배계급의 사상이다.
지배계급이 다름 아닌 노동자 민중을 적으로 하여 무장하고 있다는 것은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실 중 하나다. 따라서...
“부르주아지를 쳐부수고 수탈하고 무장해제 시키기 위한 프롤레타리아트의 무장, 이것이 우리의 슬로건이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혁명적 계급이 가질 수 있는 단 하나의 전술이다. 자본주의적 군사주의의 객관적 발전 전체로부터 논리적으로 뒤따르는 전술이자, 그러한 발전이 지시하는 전술이다. 프롤레타리아트는 부르주아지를 무장해제 시킨 뒤에야 비로소 자신의 세계사적 사명을 배반하지 않고 모든 무기를 고철더미 속에 버리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레닌,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군사 강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