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미군 퇴각의 의미, 그리고 미·중 제국주의 냉전에 미치는 결과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 성명, 2021년 4월 17일, www.thecommunists.net

Afghanistan: Good Riddance, Yankees!

The Meaning of the U.S. Retreat from Afghanistan and its Consequences for the inter-imperialist Cold War with China

Statement by the Revolutionary Communist International Tendency (RCIT), 17 April 2021, www.thecommunists.net

1. 엊그제 미국 바이든 정부는 올해 9월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군대를 완전히 철수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 직후 영국 정부도 아프간에서 철군할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모든 나토군 병사들이 다음 4개월 안에 서둘러 짐을 꾸리고 떠날 것이라는 게 분명해졌다. 이는 바이든이 말했듯이 역사상 "미국의 가장 긴 전쟁"의 종식을 의미한다.

2. 미국의 이 퇴각 결정의 역사적 성격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무엇보다도 이것은 최강 제국주의 대국의 전면적인 패배를 뜻한다. 20년 전, 미국은 이 나라를 침략한 이래로 10만 명 이상의 군대를 주둔시켜 점령했다. 이 작전을 위한 자금으로 수십 억 달러를 지출하여 카불에 괴뢰정권을 앉혔다. 서방 제국주의 세계 전체가 이 작전을 지지했다. 이 모든 엄청난 공력을 쏟아 부었음에도 미국을 비롯한 서방 제국주의자들은 아프간 인민 저항을 물리치지 못했다. 대조적으로, 무장저항은 점점 더 강해졌고, 이제 도망가야 하는 것은 제국주의자들이다! 아슈라프 가니 친미 부역자 정권도 곧 몰락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1970년대 초 베트남에서 미 제국주의가 처참하게 패주한 이후 다시 맞은 가장 중요한 패배를 보고 있는 것이다.

3.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은 미 제국주의의 패배를 강력히 환영하는 바다! 우리 운동은 아프간 반전운동에 처음부터 동참해 왔다. 부시 정부가 9/11을 구실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침략전쟁을 벌이기로 결정하자마자 우리는 즉각 방어/패전 슬로건 ("아프간 방어! 제국주의 패전!")을 제기했다. 2001년 11월 미국이 카불과 마자르-샤리프, 쿤두즈, 칸다하르에 폭탄 투하를 시작했을 때, 우리는 점령자들에 대한 인민저항에 지지를 보낼 것을 촉구했다. 그 이래로 RCIT는 제국주의 세력과 현지 꼭두각시에 대항하여 아프간 봉기를 편 들었다.

4. 당연히, 우리는 저항투쟁을 이끄는 소부르주아 이슬람 지도부에 어떠한 정치적 지지도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역사상 흔히 있는 일이지만 혁명적 지도부의 결여는 제국주의 침략 또는 반동 독재에 맞서 싸우는 인민대중이 각종 유형의 비혁명적 지도부 아래로 결집하는 상황을 빚게 된다. 수많은 개량주의, 스탈린주의, 중도주의 세력들이 이러한 객관적으로 진보적인 민중 투쟁들을 지지하길 거부한다. 이 투쟁들이 정치적으로 후진적인 당들의 지도 아래 일어났다는 핑계로! 그러한 사이비 사회주의자들은 일반적인 선언에서만 제국주의를 반대할 뿐, 반제국주의 투쟁이 실제로 일어날 때는 비겁하게 그 투쟁을 지지하길 거부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RCIT를 비롯하여 모든 진정한 맑스주의자들은 제국주의 침략이나 반동 독재에 대항하는 그러한 객관적으로 진보적인 해방투쟁을 언제나 편 든다. 그 투쟁의 비혁명적 지도부에 어떠한 정치적 지지도 보내지 않고서 말이다. 오늘, 혁명가들은 아프간에서 미국의 패배를 기뻐하며 이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잘 가라 양키! 속이 다 시원하군!”

5. 미국의 아프간 퇴각은 부정할 수 없는 미 제국주의 쇠퇴의 시인이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가장 중요한 전장에서 철군한 것은 미 제국주의 '테러와의 전쟁' 20년의 역사적인 실패를 비쳐주는 사건이다. 이는 지난 4월 초 미국이 이라크에서도 전투병을 철수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에서 더 더욱 그러하다. 여기서도 이러한 퇴각은 미국의 패배를 뜻하는데, 왜냐하면 미군이 현지 민병대의 공격에 점점 더 밀려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이 이란 성직자 정권과의 협상을 재개하려는 시도도 함께 주목해야하는데, 이것 역시 미국의 그 동안 대 이란 도발·침략 정책에서 후퇴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6. 나아가 바이든 정부의 결정은 미 대외정책 상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정세 차원에서도 또 다른 중대한 전환을 반영하고 있다. 자신의 약화된 경제적·군사적 자원을 인식한 미국은 중동에서 절대 패권국 지위를 되찾으려는 욕망을 포기하는 듯이 보인다. 그에 따라 우리는 이 지역에서 다른 제국주의 강대국들의 개입이 한층 더 늘어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이미 그러한 과정이 관찰되고 있다. 예를 들어 러시아의 파괴적인 시리아 군사개입은 도살자 아사드가 권력을 지키고 북서부 이들리브 지역의 해방 세력을 고립시키는 데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또 중국도 중동에서 영향력을 크게 증대시킬 수 있었는데, 그 결과물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최근 이란과의 “25년 전략 동반자 협정” 체결이다. 이 조약에는 이 기간 동안 중국이 이란 경제에 4,00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이 조약으로 마침내 중국이 이 지역에 군사력 배치를 할 수 있게 된다. 강대국 패권쟁투의 가속화는 중동에서 더 증대된 제국주의 위협과 혼란과 전쟁으로 결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7 바이든의 최근 대외정책 결정은 미 제국주의가 결정적으로 아시아로 초점을 옮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과정은 이미 오바마 정부 시절 (“아시아로의 회귀 Pivot to Asia”)에 시작되었고 그 이후로 속도가 빨라졌다. 그것은 자본주의 가치 생산과 세계무역 면에서 남아시아· 동아시아가 가장 중요한 지역이 된 사실을 반영한다. 최근 공개된 미국 정보기관 보고서 (“연간 위협 평가 2021년”)에는 “중국의 글로벌 파워 추진”이 미국의 이익에 가장 중대한 첫 번째 위협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축소된 군사력을 남아시아·동아시아에 집중시켜 “동급 경쟁자 (near-peer competitor)”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겠다는 계획이다.

8. 미국 독점 부르주아지의 대변지 뉴욕타임스는 이 같은 미 대외정책 전환에 관한 미 지배계급의 대체적인 공감대를 반영하여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정말로 바이든 대통령이 훨씬 더 큰 전략적 도전 ㅡ 러시아 같은 쇠퇴하는 열강과 중국 같은 부상하는 열강에 맞서 일반 공간과 사이버 공간에서의 ㅡ 에 초점을 두고 전력할 수 있다면, 그는 마침내 미국을 9/11 이후의 고착 상태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다.” (뉴욕 타임스: <아프간 철군 결정으로 바이든이 미국을 새로운 도전에 주력하도록 초점을 전환시키려 하다>, 2021년 4월 13일). 중국 지배계급은 미 대외정책 전환의 의미와 그에 따른 최대 제국주의 강대국들 간 피할 수 없는 냉전 고조를 십분 인식하고 있다. 스탈린주의-자본가 정권의 대변지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위에서 언급한 미 정보기관 보고서 공개에 대응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사설을 실었다. “첫째, 중국은 미국이 중국에 대해 극단적인 전략적 위협을 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긴급히 억지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의 군사력 증강은 급증하는 국가안보 필요에 부합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만약 우리가 무력으로 대만 섬을 통일하기로 결심할 경우, 필요하다면 우리는 외부 위협에 대한 우리의 억지력을 크게 증가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핵 억지력도 포함된다.” (글로벌타임스: <미국의 표적이 된 중국은 세 가지 일을 해야 한다>, 2021년 4월 15일). 요컨대, 워싱턴과 베이징 모두 군사주의 몰이에 박차를 가하며, 미래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9. RCIT는 수년 전부터 세계정세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역사적인 미 제국주의 쇠퇴와 제국주의 중국의 부상이라고 강조해 왔다.(이러한 사태발전 자체가 자본주의 쇠퇴의 ㅡ 특히 2008-09년 대공황 이후 자본주의 쇠퇴의 ㅡ 결과다.) 우리는 “세계의 헌병”으록 군림하는 확실한 패권국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조건에서 이러한 사태발전은 필연적으로 제국주의 세계질서의 거대한 불안정을 불러온다고 설명해 왔다. 그 결과, 세계정치 추이는 점점 더 제국주의 강대국들 (미, 중, EU, 러, 일) 간 가속화하는 패권쟁투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제국주의 패권쟁투를 세계정세의 주요 특징으로 인식하지 않고서는 세계정세와 그 폭발적 모순 ㅡ 그 결과로 혁명적 · 반혁명적 사태발전을 동시에 가져올 ㅡ 을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10. RCIT는 그러한 시기에 사회주의자들은 강대국 패권쟁투에 대해 일관된 반제국주의·국제주의 노선을 취하는 것이 중요함을 거듭 강조한다. 가능한 단 하나의 혁명적 전술은 모든 제국주의 강대국에 대한 비타협적 반대다. 사회주의자들은 모든 형태의 제국주의적 배외주의와 군사주의를 비난해야 한다. 또 사회주의자들은 제국주의적 제재와 징벌·보복 관세에 반대해야 한다. 우리는 강대국 한 쪽을 편 드는 "진보" 세력을 사회제국주의 하수인으로 규정하고 규탄한다. RCIT는 레닌 이래로 맑스주의 운동에 의해 정립된 바 혁명적 패전주의 강령·전술을 제창한다. 이는 사회주의자들이 모든 강대국에 반대하고, 각개의 제국주의 나라에서 다음과 같은 리프크네히트의 유명한 슬로건에 근거하여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적은 국내에 있다." 사회주의자들은 지배계급을 약화시키고 나아가 타도하기 위해 일체의 갈등·분쟁을 활용해야 한다. 사회주의자들은 동서(東西) 모든 제국주의 열강에 대항하여 피억압 인민의 해방투쟁을 지지해야 한다.

11. 특히 중요한 것은 혁명가들이 사회주의혁명 세계당 건설을 앞당기기 위한 국제적 협력과 통일단결을 향해 분투하는 것이다! 팬데믹을 핑계로 한 자본주의 록다운 봉쇄정책 (코로나19 글로벌 반혁명 공세)의 반동적 성격을 인정하는 것, 동서 모든 강대국에 대한 비타협적 입장을 취하는 것, (칠레에서 시리아와 미얀마까지) 글로벌 계급투쟁·민중항쟁 물결을 지지하는 (비혁명적 지도부에 어떠한 정치적 지지도 보내지 않고서) 것, 이러한 태도·입장을 주춧돌로 하여 혁명적 통일단결을 벼려내야 한다. RCIT는 모든 진정한 혁명가들에게 이 투쟁에 우리와 함께 할 것을 촉구한다!

RCIT 국제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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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RCIT 문서들을 참조하라.

Afghanistan: A Successful Strike against the US Occupation. Major Attack by the Afghan Resistance against a High-Level Meeting of Afghan and U.S. Generals in Kandahar, 19.10.2018,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sia/afghanistan-a-successful-strike-against-the-us-occupation/

“A Really Good Quarrel”. US-China Alaska Meeting: The Inter-Imperialist Cold War Continues, 23 March 2021,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us-china-alaska-meeting-shows-continuation-of-inter-imperialist-cold-war/ [<제국주의 간 냉전은 어떻게 바이든 하에서도 계속되고 있나>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us-china-cold-war-continues-after-alaska-meeting/]

세계무역전쟁에 관한 RCIT 문서들이 다음의 우리 웹사이트 별도 하위 페이지에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collection-of-articles-on-the-global-trade-war/

Michael Pröbsting: Anti-Imperialism in the Age of Great Power Rivalry. The Factors behind the Accelerating Rivalry between the U.S., China, Russia, EU and Japan. A Critique of the Left’s Analysis and an Outline of the Marxist Perspective, RCIT Books, Vienna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anti-imperialism-in-the-age-of-great-power-rivalry/ [<<강대국 패권쟁투 시대에 반제국주의>>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book-anti-imperialism-in-the-age-of-great-power-rivalry/]